경북 의성의 천년 고찰 고운사가 25일 화마에 휩싸이며 전소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고운사는 천년을 이어온 역사와 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거센 불길은 이 위대한 유산을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찬란했던 모습은 재로 변했고, 사찰의 종소리도 잿더미 위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에도 사찰 한가운데를 지키며 마지막까지 사투를 벌인 이들이 있었다. 경산소방서 재난대응과장 이종혁 대원을 포함한 11명의 소방관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건조한 날씨는 진압을 더욱 어렵게 했다. 하지만 이들은 문화재를 보호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한 소방대원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유산이 눈앞에서 불타는 모습을 보며 주어진 위험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사찰은 불길을 이기지 못했지만, 이들의 헌신 덕분에 주변 산림과 민가로의 확산은 막을 수 있었다. 11명의 대원들이 없었다면 피해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열한 명의 대원들은 자신의 안전보다 사찰을 지키는 것을 먼저 생각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반드시 기억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남은 산불 진화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운사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지키려 했던 11명의 소방관은 우리 기억 속에 남았다. 불길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이들의 사명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경북연합방송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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