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흰가람 둔치. 낙동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1km 노란 해바라기꽃길이 여름 햇살 아래 장관을 이룬다.
꿀벌을 위한 꽃길, 사람을 위한 쉼터[칠곡군 제공]
최근 SNS에서 ‘핫한 꽃길’로 입소문이 퍼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길엔 단순한 경관을 넘어선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꿀벌을 위한 꽃길, 사람을 위한 쉼터[칠곡군 제공]
이곳은 꿀벌 보호와 생태 회복을 위해 조성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실험 공간’이다. 칠곡군농업기술센터와 칠곡군양봉연구회는 전국 유일의 양봉특구라는 지역 특색을 살려 지난 4월, 키가 1.2m 내외로 자라는 ‘왜성해바라기’ 품종을 직접 파종했다.
이 품종은 꿀벌의 주요 해충인 응애의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바라기 꽃가루가 응애 제거에 도움이 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해바라기가 일종의 ‘천연 구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실증 실험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칠곡군은 꽃밭 주변에 벌통을 설치하고, 꿀벌과 응애의 활동 변화를 관찰 중이다. 단순한 경관 조성을 넘어 과학적 검증까지 더한 이 꽃길은 꿀벌 생태 복원을 위한 현장 실험장이기도 하다.
지선영 칠곡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곳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양봉 특화 사업의 실증 공간”이라며 “사람에게는 볼거리이자 쉼터가, 꿀벌에게는 회복과 생존의 터전이 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해바라기꽃은 꿀벌에게 꽃가루와 꿀을 제공해 주요 밀원식물로 기능하며, 생태계 순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해바라기가 지고 나면, 같은 자리에 꿀벌이 좋아하는 또 다른 밀원식물인 메밀꽃이 심어질 예정이다. 칠곡군은 계절마다 밀원식물을 교체하며 사계절 생태 복합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해바라기 한 송이에도 농업과 생태, 관광이 어우러진 의미가 담겨 있다”며 “칠곡이 가진 양봉특구의 장점을 살려, 사람에게는 즐거움과 휴식을, 꿀벌에게는 생태적 안식처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칠곡의 해바라기꽃길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작은 꽃 한 송이에 담긴 생태 회복의 메시지를 통해 지역 농업과 환경, 관광이 함께 숨 쉬는 공존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경북연합방송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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