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대구·경북 정치권, 정부 반도체 투자 발표 공동 반발…

  이철우 지사·추경호 당선인·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 전공정 팹 입지 선정 기준 공개와 국회 검증 촉구

2026.06.30 (화) 08:06:34 최종편집 : 2026.06.30 (화) 08:06:34      

국회의원들과 대구·경북 광역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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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추경호 당선인·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경상북도 제공]

대구·경북 정치권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발표한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계획과 관련해 국가전략산업 정책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산업 경쟁력과 시장 원칙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 첨단산업 육성은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전공정 팹 입지는 전력과 산업용수, 공급망, 전문 인력, 물류체계 등 산업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객관적인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 따라 광주·전남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은 존중하지만, 전공정 팹 제조시설까지 지정한 결정은 충분한 검증 절차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정과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과정에서 국가와 국회, 국민이 쌓아온 정책적 노력이 이번 발표로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특히 정부 발표대로 광주·전남에 전공정 팹이 들어설 경우 대구·경북에 자리 잡은 협력기업들이 대기업을 따라 이전하는 연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이 함께 해외로 이동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대기업 이전은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와 경제 기반 전체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경북에는 47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1,700여 개 소부장 전문기업이 집적돼 있으며, 전공정 팹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수십 년간 축적된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철우 지사는 대구·경북이 반도체 전공정 팹의 최적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2023년 지정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SK실트론과 LG이노텍, 원익QnC, 이수페타시스, 에스앤에스텍, 대구텍 등 핵심 기업들이 입지하고 있으며, 포항공대와 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등에서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원자력 기반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풍부한 산업용수, 우수한 교통망과 산업용지까지 갖춘 만큼 반도체 생산 효율성과 공급망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지역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수조 원 규모의 후속 투자와 연구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이 기업 투자 환경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새로운 기반시설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산업 클러스터와 공급망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을 차별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투자 결정이 돼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 전체를 위한 정치가 이번 정책 결정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대구광역시장 당선인도 국가균형발전과 비수도권 첨단산업 육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발표는 국가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 갈등을 확대시키는 국가균열발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 총수와 대통령 면담 직후 특정 지역에 대규모 투자와 국가 지원정책이 발표됐지만 가장 중요한 입지 선정 기준과 검토 과정은 국민과 주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추 당선인은 반도체 전공정 팹은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대규모 부지, 전문 인력, 소부장 생태계를 모두 갖춘 곳에 입지해야 하는 최첨단 제조시설인 만큼 정치가 아니라 시장과 경쟁력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를 향해 후보지가 언제부터 어떤 기준으로 검토됐는지, 평가표와 검토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대구·경북이 실제 검토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에도 투자 결정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 입지 평가 대상과 방식, 검토 기간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과 주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첨단산업단지 입지 검증 특별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정부와 관계 부처, 기업의 입지 선정 과정 전반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 당선인은 "대구·경북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요구한다"며 정부와 기업, 국회가 언제든 대구·경북을 직접 방문해 산업 경쟁력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첨단산업의 미래는 정치가 아니라 경쟁력이 결정해야 하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 전략은 완성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인선 의원은 국가전략산업이 특정 지역의 정치적 성과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상임위원회 현안질의와 국정감사, 필요하면 국정조사까지 활용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압력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구자근 의원도 정부가 특정 지역으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는 기업이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정부의 반도체 투자 정책을 둘러싼 지역 간 논란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정치권이 산업 경쟁력과 시장 원칙을 앞세워 공동 대응에 나선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향후 정부와 국회의 대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연합방송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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